

3.1 독일어의 문자
독일어의 문자를 알파벳(Alphabet)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 문자의 첫 자인 Alpha(α)와 두번째 글자인 Beta(β)를 합해 놓은 말이다. 지구상에 5000여 개의 언어가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 자기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는 언어는 몇 되지 않는다. 오늘날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쓰고 있는 문자도 사실은 자기 문자가 아니고 로마 사람들에게서 빌어 쓴 것으로 이를 로마문자, 혹은 라틴문자라고 한다. 독일어도 고대부터 로마문자를 빌어 쓰고 있는데 ä, ö, ü는 로마문자를 약간 변형한 것이고 그 밖에 그리스 문자에서 ß라는 문자를 빌어 쓰고 있다.
a b c d e f g h i j k
(a:) (b:) (tse:) (de:) (e:) (ef) (ge:) (ha:) (i:) (jot) (ka)
l m n o p q r s t u v w
(el) (em) (en) (o:) (pe:) (ku:) (ɛr) (ɛs) (te ) (u:) (fau) (ve:)
x y z ß ä ö ü
(iks) (ypsilon) (tsɛt) (ɛstsɛt) (a-umlaut) (o-umlaut) (u-umlaut)
이 가운데 c는 cafe와 같은 외래어를 제외하면 홀로 쓰이는 일이 없고 ch 및 ck와 같이 다른 글자와 결합해서 나타난다. ch는 독일어의 특유의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사용되고((3.3.) 참조), ck는 k자를 겹쳐 써야 할 곳에서 사용한다. 같은 글자를 겹쳐 쓰는 것은 앞서는 모음이 단모음임을 표시하기 위해서 인데(Z.B. immer, wollen, Mutter), 이는 모음 다음에 자음이 겹치면 그 모음은 짧게 소리난다는 독일어의 발음 및 표기상의 원칙과 연관이 있다.
z자를 겹쳐서 써야 할 경우 독일어에서는 tz를 쓰는데 sitzen, setzen, Platz등이 그 예이다. Skizze와 같은 외래어는 이에 대한 예외 현상이다.
ß는 그 발음이 ss와 같으나 쓰이는 환경이 다르다. ss는 앞서는 모음이 단모음일 때 쓰이며 ß는 앞서는 모음이 장모음일 때 쓰인다. ss와 같이 한 가지 글자를 겹쳐 쓰는 것은 자음 문자를 겹쳐서 앞서는 모음이 짧다는 것을 표시해 주는 독일어 표기법의 일반 원칙을 따른 것이다.
예) müssen - muss - musst
Fluss - Flüsse - Flüsschen
Fuß - Füße
위의 예에서 Fluss는 모음이 짧기 때문에 “ss”와 같이 겹쳐 썼고 Fuß는 모음이 길기 때문에 ß를 썼다. 여기서 왜 Fluss의 모음은 짧고 Fuß의 모음은 긴가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고 그때 그때 외우는 수 밖에 없다. “Vater”에서는 “t”자를 하나만 “Mutter”에서 “t”자를 겹쳐 쓴다는 것을 외우는 것 밖에 달리 방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.
한편 우리는 과연 독일어 표기법에서 ß라는 글자가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. 즉 앞서는 모음의 장단에 따라 “s”자를 하나만 쓰거나 겹쳐 쓰면 되지 왜 굳이 ß라는 글자가 필요하느냐는 것이다. 이러한 표기는 독일어의 발음상의 특징에서 연유한 것이다. 차차 설명하겠지만 “s”자를 하나만 쓰면 발음이 달라지게 되므로 본래의 음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ß와 같이 다른 글자를 쓸 수 밖에 없다.
변모음(Umlaut)라고 부르는 ä, ö, ü 는 각각 a, o, u에 e를 결합한 음가를 갖는데((3.3.) 참조), 과거에는 이 모음들 위에 e자를 쓰기도 하고 ae, oe, ue 와 같이 표기하기도 했다.
독일어의 표기법에서 h자의 쓰임은 흥미롭다. 현대 독일어 발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[h]라는 소리가 어두에서밖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. 예를 들면 Haus, Hals, Hand 등이 있으며 Geheim, Inhalt 등의 h도 전철(Vorsilbe)을 제외하면 어두에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. 특정한 소리에 대한 분포상의 제약은 언어에 따라 다르다. 우리말의 경우 예를 들면 “ㄹ”소리가 어두에 나타나지 않는다.
[h]라는 소리가 어두에만 나타난다는 제약을 이용해서 독일 사람들은 이 글자가 그 이외의 장소에 나타나면 장모음을 표시하는 것으로 약속했다. 즉, gehen, stehen, nehmen, fehlen 등에서와 같이 h 자가 어두가 아닌 단어 중간에 나타나면 이는 [h]라는 음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( 독일어에서 [h]라는 소리는 어두에만 나타나므로), 앞서는 모음을 길게 발음하라는 표시이다.
장모음 표시 h는 특히 동사의 어간에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언뜻 보기에 필요 없는 것 같기도 하다. 가령 위에서 예로 든 gehen, stehen, nehmen, fehlen 등에서 h자를 빼버려도 (그 다음에 자음이 겹쳐 있지 않으므로) 어간의 모음은 장모음이 된다.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이것은 불필요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. 현재인칭변화인 du gehst, stehst, ihr nehmt, fehlt 등의 구조에서 h자는 장모음 표시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. 역사적으로 이 h라는 글자의 유래는 위와는 다른 것도 있는데 zehn, Zahn 등이 그 예일 것이다.